23일 세월호가 수면 위로 모습을 드
러냈다.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약 3년 만에 건져 올린 것이다. 이와
관련해 세월호 인양 음모론도 확산하
고 있다. 일부 유가족과 네티즌 등은
인양 작업이 시작된 지 하루 만에 선
체가 수면에 오르자 “이렇게 간단한
데 왜 3년이나 걸렸느냐”며 의문을 제
기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인양 의지가 없어 미
뤄졌다’ ‘박 전 대통령이 인양을 막았
고, 박 전 대통령이 파면되자 해양수
산부가 6일 만에 인양을 발표했다’…
정말 정부는 3년간 손을 놓고 있다
가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파
면 결정을 내리자 비로소 인양에 나
선 것일까.
의혹① 정부가 세월호 인양을
일부러 미뤄 3년 만에 시행했다?
세월호 침몰 초기 정부는 선체 인양
보다 실종자 수색 작업을 우선시했다.
유족들의 요구이기도 했다. 7개월 동
안 실종자 수색에만 매달렸다. 그런데
도 ‘왜 3년씩이나?’라고 하는 건 어불
성설이다. 사건 일지를 보면 세월호가
침몰한 뒤 3년 만에 다시 올라온 것은
맞지만, 인양에 착수한 2015년 8월부
터 계산하면 1년7개월 만에 본 인양이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
또 해수부 측은 2016년 11월 인양이
늦어진다고 발표하며 “내년 3~5월에
세월호가 목포항에 거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3월 즈음에 세월호 본 인양에
착수하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 파면이
결정되기 훨씬 전에 이미 계획된 일
이었다.
의혹② 인양 의지없는 정부가 일부
러 기술력 없는 회사를 택했다?
세월호 인양 업체로 중국 상하이샐
비지를 선정한 것을 놓고 의혹을 제기
하는 사람들도 있다. 세월호를 인양할
의지가 없었던 박근혜 정부가 기술력
과 경험이 떨어지는 업체를 의도적으
로 선택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상하이샐비지는 1951년 설립
된 중국 국영기업으로, 연간 매출 규
모가 3000억원이 넘으며 전문인력을
1400명가량 보유한 대형 해양 구난업
체다. 입찰이 이뤄지던 2015년 7월에
는 ‘중국판 세월호’라고 불린 유람선 ‘
둥팡즈싱’호를 양쯔강에서 건져냈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
해양 등 국내 3대 조선 업체는 아예 입
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인양 전문 업
체가 아닌 데다 인양에 실패할 경우
국민적 비판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
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의혹③ 그렇다면 왜
1년 7개월이나 걸렸나?
세월호는 화물을 포함한 선박 무게
만 9000t에 선박에 들어찬 바닷물과
해저 퇴적물까지 포함하면 끌어올려
야 할 전체 무게가 1만t이 넘는다. 해
수부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전 세계에
서 사고로 침몰한 7000t급 이상 선박
은 모두 15척이다. 그 중 14척이 인양
됐다. 2012년 이탈리아 해안에서 침몰
한 콩코르디아호는 연안에서 좌초해
선체의 절반만 수면에 잠긴 상태에서
끌어냈다. 나머지는 모두 2~8조각으
로 선체를 해체한 뒤 인양됐다. 바닷
속에 완전히 잠긴 대형 선박을 동째로
인양한 사례는 없었다.
또 세월호가 침몰한 해역은 물살이
거세고 빠르기로 악명 높은 ‘맹골수
도’이다. 맹골수도는 최고 6노트로 서
해에서도 유속이 가장 빠른 해역이다.
인양 작업이 순조로울 리 없었다.
해양수산부는 반잠수식 선박으로
이동을 시작한 세월호가 반잠수선
에 접근, 선적 시도가 이뤄지고 있
다고 밝혔다.
2척의 잭킹 바지선이 세월호를 와
이어로 묶은 뒤 5대의 예인선에 이
끌려 반잠수식 선박쪽으로 저속 이
동해 왔고, 반잠수선까지 접근해 도
킹을 시도했다. 도킹에는 3~4시간
정도 소요되고, 뉴욕시간으로 25일
정오쯤 반잠수식 선박에 선적된다.
세월호는 해수면 위 13m 부상을 완
료한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