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독주는 계속된다. 트럼프 때문은 아니야… 트럼프가 큰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미국 경제의 독주는 계속될 것
[ USA-Community]
mason (17-04-04 07:04:59, 100.2.20.40)
브렉시트(Brexit)와 트럼프 당선 후 주가가 금방 회복된 것은 그만큼 영국과 미국의 경제가 튼튼했기 때문이다. 정치적 이벤트가 단기적인 쇼크를 만들 수 있지만, 금융시장은 결국 펀더멘털을 따라간다. 그런 면에서 ‘트럼프 랠리’는 엄밀히 말하면 단지 트럼프 때문이 아니다. 클린턴이 당선되었다 해도 중·장기적으로 주가 움직임은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다만 트럼프 당선의 충격으로 주가가 잠시 본궤도에서 이탈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
당선 후 트럼프가 보여준 꽤 절제된 모습도 시장 안정에 기여했다. 당선 확정 직후 연설에서 트럼프는 ‘사회 통합’을 이야기했고, 이후 몇 달 간 특유의 뻔뻔함을 무기로 급진적인 공약을 폐기·수정했다고 한다. 사람들도 직설적이고 거침없는 트럼프의 화법에 슬슬 적응하고 있다. 2017년 2월 말 첫 의회 합동 연설에서 트럼프는 ‘통합’을 강조하며 미국 국민 절반 이상에게 ‘매우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트럼프라는 먹구름이 걷히자, 미국 경제의 강한 체력이 드러났다. 주식시장은 선행지표로서 경제 체력을 보여 주었다. 여전히 못 미덥고 불안하지만, 규제를 풀고 세금을 깎아주겠다는 것은 기업이나 개인에게 모두 반가운 소식이다.
트럼프는 종전 정치권의 지원을 받아 당선된 것이 아니다 보니 공약의 노선 측면에서도 자유롭다. 다수가 공화당인 의회도 대체로 협조할 것으로 보인다.
정권인수위원회의 인선과 외교 면에서 잡음은 있었지만, 복잡한 국제 관계를 고민하는 외교 전문가들에게는 문제인지 몰라도, 당장 내일 주식시장이 중요한 보통 투자자들에게는 별로 나쁜 소식이 없다. 신임 국무장관이 푸틴(Vladimir Putin)과 친하고, 재무장관이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출신이면 경제에는 오히려 도움이 될지 모른다. 트럼프를 싫어하는 사람도 그가 자신의 주가를 올려줄 것이라는 점에는 대체로 동의할 것이다.
게다가 트럼프는 부동산 투자로 ‘성공한 사업가’로 전 세계에 수십 개 호텔과 카지노를 가진 사람이다. 부를 축적한 과정에서 의혹은 있다. 하지만 수많은 트럼프 지지자들은 그가 사업을 잘 키운 사람이니까 미국도 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믿는다. 논리적으로 허점이 있을지 몰라도 그것이 시장의 심리다. 트럼프가 단점이 많지만, 그 때문에 경제를 망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경제를 살리는 데는 유리할 수도 있다.
실제로 경제지표도 강력하다. 2016년 3분기 미국의 GDP 성장률은 3.5%다. 미국 경제를 이끄는 것은 고용과 소비다. 실업률이 낮아지면서 고용 시장이 좋아지고, 임금이 오르면서 소비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6년 12월 FRB의 금리 인상은 미국 경제의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한 결정이다. 전 세계가 저성장의 늪에 빠졌는데, 미국은 임금 인상과 물가 상승을 걱정해야 할 만큼 경기가 뜨겁다.
2017년 미국의 경제 전망도 대체로 밝다. 경기선행지수CLI인 주가지수가 많이 올랐으며, 각종 심리지수도 예상보다 높게 발표되고 있다.
2016년 말 트럼프는 트위터를 통해 “크리스마스 시즌 소비가 1조 달러 이상”이라고 밝혔다. 사실인지 아닌지는 불분명하다. 1조 달러라는 수치의 근거도 없다. 하지만 당분간 미국은 트럼프가 흥분할 만큼 세계경제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물론 미국 경제에도 위험 요소는 있다. 인구 증가와 생산성 악화로 잠재성장률이 1%대에 머물고 있다. 트럼프의 재정 부양책이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경제, 나아가 세계경제에 해를 끼칠 수도 있다. 그러나 향후 2~3년간 트럼프가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데는 전문가들 사이에도 이견이 없다고 한다.
경제 체력이 약하다면 금리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과 국채 부담을 걱정해야 하지만, 현재 미국 경제는 향후 2~3년은 괜찮을 만큼 건강하다. 경제학자들이 걱정하는 극단적인 보호무역과 이민 제한은 트럼프의 우격다짐에도 실행까지 갈 길이 멀다. 트럼프가 큰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미국 경제의 독주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말 달러화 가치가 14년 이래 최고로 오른 것은 이를 반영한 결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