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경영철학으로 기업 일군 '모자왕'백성학 '영안모자'에서 대우버스, 클라크, 경인방송까지...전쟁고아의 성공
[ Business]
mason (17-05-23 03:05:03, 100.2.20.40)
단일 업종으로 세계 최고의 브랜드를 만든 영안모자의 창업자, 백성학 회장. 그는 ‘모자 왕’으로 불린다. 영안모자는 연간 1억개의 모자를 70여 개 나라에 판매하는 모자 전문회사로, 현재 세계 모자시장의 35%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모자 왕’ 백 회장은 2002, 2003년 모기업인 영안모자보다 훨씬 덩치가 큰 대우버스와 지게차 업체인 미국 클라크를 잇달아 인수하면서 기업 규모를 확장했으며, 또한 올해는 경인TV 대주주로서 OBS를 개국해 미디어 산업에도 진출했다. 많은 사람들이 백 회장을 주목하는 것은 비단 그가 일군 사업규모 때문만은 아니다.
최종학력 초등학교 3학년의 10세 전쟁고아가 일궈낸 성공이라는 점과 그 성공의 바탕에는 일찍이 넓은 세계시장을 겨냥하는 경영전략과 철저하게 사업수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그의 경영철학이 있었다는 점 때문이다.
10세의 전쟁고아, 전 세계 ‘모자 왕’되다!
백성학 회장의 최종학력은 초등학교 3학년이다. 10세 때인 1950년 원산에서 피난 가는 고향 형들에게 사탕값을 받으러 배를 탔다가 홀로 남쪽으로 내려와 전쟁고아가 됐다. 그리고는 미군부대서 잔심부름을 하며 전쟁 북새통 속에서 용하게도 모진 삶을 버텨냈다. 그는 16세에 모자공장에 취직해 일을 배우다 1959년 19살 나이에 청계천에서 70개의 모자를 가지고 사업을 시작했다. 모자 하나에 온 정성을 기울인 백 회장은 1970, 80년대 미국 수출로 큰돈을 벌어들였다. 미국 프로야구단의 팬서비스용 모자를 공급하면서 미국시장을 석권한 그는 미국에 3개 공장을 비롯해 코스타리카, 중국,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등 전 세계 10개국에 17개 법인과 31개의 지점을 거느린 세계 최대 모자기업으로 키웠다. 또한 2002년 대우버스 인수에 이어 2003년 100년 역사의 지게차 업체인 미국의 클라크사 인수, 2008년에는 OBS 방송을 개국했다.
70억명 소비자를 향해 해외로
눈을 돌리다
그의 성공비결은 무엇일까? 백성학 회장은 첫 번째로 ‘멀리보기’를 들었다. 1~2년을 위한 계획이 아니라 5~10년 이상을 바라보는 계획을 세우고, 상황이 좋을 때와 나쁠 때의 밸런스를 맞춰 동요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 그의 성공 요인은 ‘해외시장 개척’이다. “5천만명을 대상으로 사업을 할 것인가, 70억명을 대상으로 사업을 할 것인가? 더 넓은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중소기업들이 좁은 국내시장에서 대기업과 가진 자들을 상대로 경쟁하며 고전할 것이 아니다.
수익의 일부는 반드시 사회에 환원한다
마지막 성공 요인으로는 백 회장의 사회공헌에 대한 철저한 철학을 들 수 있다. 그는 수익의 1/3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교만해서 한해라도 봉사를 거르면 나쁜 일이 생긴다. 스스로 깨달음을 얻도록 하나님께서 그런 계기를 주시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가 사회사업에 힘쓰고 힘든 사람을 외면하면 기업이 잘되지 않는다고 믿는 데는 힘겹게 살아왔던 어린 시절의 아픔과 1904년 조부 때부터 믿어온 기독교 신앙이 바탕에 깔려 있다. 모자가게 점원으로 일하던 힘든 시절에도 얼마 되지 않는 월급을 쪼개 나이든 걸인들에게 찐빵을 사먹였다고 한다. 사업이 확장되면서 그는 자선활동도 글로벌화 했다. 1986년 강원도 홍천에 고아원, 양로원, 장애인보호시설, 의료시설이 한데 모인 종합복지타운 ‘백학마을’을 세운 데 이어 중국, 코스타리카, 스리랑카, 베트남에도 백학마을을 만들고 지속적인 사회공헌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