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규모는 100나노미터, 제한 시간은 36시간 세상에서 가장 작고 느린 분자들의 경주 '나도 레이스'
[ USA-Community]
mason (17-05-23 06:05:11, 100.2.20.40)
컴퓨터 화면에서 바람개비 모양의 노란색 입자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입자는 갈지(之)자를 그리며 활발하게 이동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한 시간 넘게 1나노미터(10억분의 1m)도 움직이지 못했다. 분자의 움직임을 현미경으로 본 장면이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프랑스 툴루즈에서 세상에서 가장 작은 자동차의 경주 대회가 열렸다. 나노미터 크기의 분자들이 정해진 구간을 얼마나 빨리 달리는지 겨루는 \'나노카(nano-car) 레이스\'였다.
참가팀은 수소와 산소.탄소 등 기본 원소들을 수십 개 결합시켜 자동차 모양에 가까운 나노카를 만들었다. 여기에 전기 자극을 주면 바퀴에 해당하는 분자 구조물이 회전하면서 전진한다. 각 원소는 분자 상태에서 서로 띠고 있는 전기적 성질이 다른데 이를 이용해 서로 밀고 당기도록 전기 자극을 줘 바퀴를 돌리는 것이다.
분자의 크기가 워낙 작기 때문에 참가자들은 전자현미경으로 확대해 띄운 화면을 보면서 조심스럽게 전기 자극을 가해 나노카를 움직여야 했다. 미국.일본.프랑스 등에서 온 6개 팀은 제한 시간 36시간 이내에 가장 멀리까지 가는 나노카를 가렸다. 각 팀의 나노카들을 출발선에 세우는 데만 6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나노카들은 대부분 시속 20~30나노미터로 금박 표면에 자연적으로 생긴 100나노미터 크기의 구불구불한 \'S자\' 구간을 따라 거북이걸음을 했다.
분자 기계는 앞으로 인체 특정 부위에 약을 운반하거나 대용량 데이터를 저장하는 컴퓨터를 개발하는 데 이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노벨 화학상도 세계에서 가장 작은 분자 기계를 만든 세 명의 연구진에게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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