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택시장이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주택 매매가 급감하고 재고가 증가하면서 집주인들도 매물 가격을 낮추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동안 너무 많이 오른 집값에 수요자 부담은 여전히 커 보인다. 금리 하락으로 봄 이사철 성수기 시장 분위기가 살아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오지만, 미 연방정부 폐쇄(셧다운) 사태가 영향을 미쳤다.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는 지난해 12월 미국 기존 주택 판매가 한 달 전과 비교해 6.4%, 2017년 같은 달보다는 10.3% 줄어든 499만가구라고 발표했다. 이는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며, 시장 예상치(524만가구)를 크게 밑돈 것이다.
주택 매매 가격은 중앙값 기준 25만3600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하며 82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상승폭은 2012년 2월 이후 가장 작았다. 거래 부진으로 집주인들이 집값을 내리거나 좀 더 보수적으로 책정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주택 재고도 지난해 12월 말 기준 155만가구로 한 해 전보다 6.2% 정도 증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올해도 시장이 크게 출렁일 수 있다\"고 했다.
일자리가 넘쳐나는 미국에서 주택시장이 침체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러나 임금상승률이 집값이 오르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미 경제방송 CNBC는 \"최근 몇 년간 미국 주택의 평균 가격은 5% 이상 올랐지만, 임금상승률은 3%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특히 젊은 층 학자금 대출 부담에 집을 사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미국의 학생부채는 지난해 1조5000억달러를 넘어서 역대 최대를 나타냈다. 학생 한 명당 3만7172달러를 빚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