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이틀 연속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3월8일 이후 처음으로 세자릿수 하락폭을 기록하며 마감했다. 약세로 출발한 3대 지수는 장초반 서비스업지표 호조로 낙폭을 일부 줄이기도 했으나, 곧 다시 방향을 바꿔 장중 저점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다.
위험선호 심리가 퇴조하는 분위기 속에서 독일 공장주문이 예상과 달리 급감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성장\'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최근 연방준비제도 통화정책위원들이 연일 금리향방에 엇갈린 신호를 보낸 점도 정책 불확실성을 키웠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33.06p(0.75%) 하락한 1만7603.94를 기록했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20.89p(1.01%) 떨어진 2045.24를 나타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47.86p(0.98%) 내린 4843.93에 거래됐다.
7주 연속 랠리를 펼친 데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된 데다, 11일 알코아를 시작으로 본격 개시되는 어닝시즌을 앞둔 경계감도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S&P500 기업들의 1분기 순익이 전년동기비 7% 감소했을 걸로 추산한다.
독일 2월 공장주문은 예상과 달리 감소했다. 2월 공장주문은 전월보다 1.2% 급감해 시장 예상치(0.3%)를 밑돌았다. 중국 등 글로벌 경제의 더딘 성장으로 독일 제조업이 연초 부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글로벌 경제성장의 하방 리스크가 증대될 가능성을 경고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발언도 보태졌다. 라가르드 총재는 \"성장의 모멘텀이 사라졌다\"며 정책결정자들에게 \'강력한 조치\'를 촉구했다.
S&P500의 10개 업종 일제히 하락했다. 앨러간 악재로 헬스케어주가 1.1% 떨어졌다. 미국 재무부가 세금 회피 관행을 차단할 초강력 규제안을 밝히면서 화이자와의 합병이 불투명해졌다. 앨러간이 15% 급락한 반면, 화이자는 2% 이상 올랐다.
금리인상 기대가 후퇴한 가운데 금융주가 1.3% 급락했다. 웰스파고가 2% 낮아졌고, 골드만삭스는 1.4% 빠져 다우를 끌어내렸다.
달러/엔 환율(엔화 가치와 반대)은 전장보다 0.9% 떨어진 110.32엔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한때 17개월 만에 처음으로 110엔선이 붕괴됐다.
유가가 장 중간까지 지지부진한 수준을 이어가면서 소재와 에너지주도 0.7% 이상의 하락률을 나타냈다.
한편 개장 전후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들은 엇갈렸다. 미국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2월 무역수지 적자는 전달보다 2.6% 늘어난 471억달러로 집계됐다. 전문가 예상(462억달러)보다도 더 악화된 수치다.
그나마 서비스업 지표들이 양호하게 나와 증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집계한 3월 서비스업지수는 54.5로, 전달 53.4보다 상승했다. 시장 예상치인 54.2도 소폭 웃돌았다. 마킷이 집계한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51.3으로 전달 49.7보다 높아졌다.
PNC자산운용의 빌 스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럽과 일본증시가 하락한 여파로 미국의 긍정적 지표에도 매도세가 나타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