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박물관 건립 프로젝트는 미국에 사는 우리가 정체성과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해 꼭 동참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한인 이민사회의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고 후세에 전하는 산실이 될 한미박물관(KANM) 건립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서 이를 위한 한인 독지가들의 기부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미박물관 건립의 취지에 감명을 받은 한인들이 지인들에게 이를 추천하면서 릴레이 기부가 성사돼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한인 미셸 문씨와 줄리아 주씨로, 기부 결정 후 본보를 방문한 두 사람은 “미주 한인사회 역사와 문화보존의 산실이 될 한미박물관이 우리 같은 이민자들에게 행복을 선사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동참 의미를 강조했다.
미셸 문씨는 지난해 7월 남편(문항업씨)과 아침식사를 하며 한국일보를 보다가 한미박물관 건립추진 소식을 접하고 ‘바로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문씨는 “남편과 함께 한 아침식사 자리에서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은퇴자금을 털어 25만달러를 기부하자는 생각의 일치를 보았다. 그리고 그 날로 전화를 걸어 기부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은퇴자금을 선뜻 기부하기로 결정한데 대해 문씨는 “이민자로서 미국에 살면서 무엇보다 우리 한인 후세들에게 필요한 공간이 미주 한인사회의 역사와 유산을 전달하고 정체성을 키우는 박물관이라 생각해 왔다”며 “‘한미박물관’ 건립 프로젝트를 보면서 지금이 바로 실행에 옮겨야 할 시기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기부 취지를 밝혔다.
그후 1년이 흘러 지난달 21일 베벌리 윌셔 호텔에서 열렸던 한미박물관 건립기금 만찬행사에 참석한 문씨는 현장에서 허브 웨슨 LA 시의회 의장이 한인사회의 숙원사업인 한미박물관 건립 프로젝트를 적극 지원하는 모습을 보고 25만달러를 추가로 기부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한미박물관 건립사업에 총 50만달러를 쾌척하기로 한 것이다.
문씨는 “1년 전 기부를 하면서는 1,200만달러의 기금조성이 과연 빠른 시일 내에 달성될까 반신반의했지만, 만찬행사에서 한인의 자부심으로 뜻을 모으는 한인사회의 명망 있는 리더들과 박물관 부지의 장기간 무상임대에 이어 350만달러의 기부금을 내놓는 LA시를 보면서 ‘정말 되는구나’라는 느낌이 들면서 은퇴자금을 다 헐어서라도 2018년 완공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고 말했다.
문씨 부부의 한미박물관 건립기금 기부는 혼자로 그치지 않았다. 미셸 문씨와 만찬행사에 동반했던 지인 줄리아 주씨에게 “여유가 있어서 박물관 건립기금에 힘을 보태는 것이 아니다. 한미박물관 건립은 한인 1세들의 시대적 소명이다. 이민자인 우리가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인 커뮤니티의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초석을 제대로 깔아야 한다”는 말로 기부의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어했다.
문씨의 이 한 마디는 주씨가 5만달러를 한미박물관 건립기금으로 내놓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주류사회와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주씨는 “성 김 대사와 데이빗 류 LA 시의원 등이 참석한 기금행사에 자부심을 느꼈다.
미국 주류사회에 한인사회를 알리는 이정표가 필요하다고 느꼈고 역사적인 한미박물관 건립 취지에 100% 공감했다”며 “건립기금 모금에 모두가 힘을 합쳐 2018년 완공이라는 목표에 성큼 다가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온라인 기부: www.KANMuseum.org 문의: (213)388-4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