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를 앓고 있던 19세 한인 학생의 희생이 마침내 캘리포니아에서 스쿨버스 안전을 대폭 강화하는 이정표를 만들어냈다.
지난해 9월 폭염 속 스쿨버스에 갇혀 사망한 한인 폴 이(한국명 이헌준)군과 같은 비극적 사고가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하기 발의돼 주의회를 통과한 그의 이름을 딴 ‘폴 이 스쿨버스 안전강화 법안’(SB1072)이 지난 27일 제리 브라운 주지사의 서명으로 마침내 법제화됐다.
이에 따라 오는 2018~19학년도부터는 캘리포니아주 내 공립과 사립학교를 포함한 모든 각급 학교의 스쿨버스에는 학생들이 안전하게 버스에서 모두 내렸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알람이 의무적으로 설치돼야 한다.
이 법은 스쿨버스 운전기사가 차량 시동을 끄면 차내에 알람이 울리도록 하고, 이 알람을 끄기 위해서는 버스의 가장 뒷좌석에 설치된 스위치를 꺼야 하도록 해 운전기사가 반드시 차 내부를 확인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28일 위티어 시청에서 열린 이를 알리는 기자회견에는 폴 이 군의 부모 이상식·은하씨와 법안 발의자인 토니 멘도사 주 상원의원이 참석해 더 이상 어린 학생들이 이같은 부당하고 비극적인 죽음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이 군의 어머니 이은하씨는 “폴과 같은 사고로 안타까운 죽음이 다시는 발생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말하며 “자신의 이름으로 스쿨버스 안전강화법이 제정된 것을 안다면 폴도 하늘에서 미소지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지난해 9월 위티어 소재 시에라비스타 어덜트 스쿨 특수반에 재학 중이던 폴 이 군은 당시 등교를 했다가 스쿨버스에서 내리지 못하고 7시간 이상 갇혀있다가 화씨 100도가 넘는 차량 안 바닥에 의식을 잃고 쓰러진 채 발견됐으나 결국 숨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