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많은 대화를 나눴지만, 아직 얻어낸 것은 없다. 그러나 우정을 쌓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베푼 첫 만찬은 최고급 음식이 곁들여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트럼프는 그러나 만찬을 시작하면서 뼈 있는 농담을 던져 두 사람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을 느끼게 했다.
트럼프와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6일 마라라고 리조트 만찬장 건물 앞에서 검정색 리무진을 타고 도착한 시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를 직접 맞았다.
트럼프는 시 주석과 악수하며 반갑게 인사했고, 양국 정상 내외는 만찬장 계단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실내로 들어갔다. 트럼프와 시 주석은 이후 두 정상을 수행한 양국 장관들을 소개하면서 환담하는 시간을 가졌다.
환담시간이 길어지면서 첫날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만찬은 당초 예정시간보다 40분 늦어진 오후 7시10분 시작됐다. 빨간색 넥타이를 맨 트럼프와 파란색 넥타이 차림의 시 주석은 테이블에 나란히 앉았고, 멜라니아 여사와 펑 여사는 각자 남편 옆에 앉았다.
트럼프는 “시 주석의 부인 펑 여사는 놀라운 재능을 가진 가수로 중국에서는 대단한 명사”라며 “시 주석과 펑 여사를 미국으로 초대하게 돼 영광”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나 그는 이내 “우리는 이미 많은 대화를 나눴지만 아직 얻어낸 게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이 대목에서 만찬장에 웃음소리가 번졌지만, 일각에선 정상회담이 트럼프가 원하는 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걸 암시하는 유머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트럼프는 그러나 “우리는 우정을 발전시켰다”고 만남의 의의를 평가했다.
시 주석은 “중.미가 협력할 이유는 1000개지만 관계를 깨뜨릴 이유는 0개”라면서 우호적 관계를 유지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또 트럼프에게 올해 안에 중국을 방문해 줄 것을 요청했고, 트럼프는 이에 응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이날 만찬은 양국 정상과 공식 수행원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앞서 시진핑 주석 내외는 팜비치 국제공항에 도착, 틸러슨 장관 부부의 영접을 받으며 숙소인 ‘오 팜비치 리조트 앤드 스파’에 여장을 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