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의 노숙자 실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LA카운티 수퍼바이저 위원회는 15일 급기야 주 전역에 걸쳐 노숙자 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을 주 정부에 요청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특히 LA 지역의 노숙자는 다운타운 지역뿐만 아니라 프리웨이 입구, 대형 빌딩 인근, 버스 승강장, 심지어 주택가까지 광범위하게 퍼져 있어 관광객뿐만 아니라 시민들에게도 큰 불편을 주고 있는 실정이다.
■노숙자 피해사례
#1. 한인 김모(28)씨는 최근 10번 프리웨이 웨스턴 선상 출구로 나오다가 교차로에서 돈을 요구하는 노숙자로 인해 극심한 두려움을 느꼈다. 김씨는 밤 11시가 넘은 늦은 시간 프리웨이에서 내려 우회전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데 한 노숙자가 창문을 강하게 두들기며 현금을 줄 것을 강요했다며 “그냥 지나치면 사람을 치어 소송 당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창문 사이로 1달러를 건네고 말았다”고 말했다.
#2. LA 한인타운 6가 선상에서 요식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한인 박모(55)씨는 매일 업소 앞에 진을 치고 있는 노숙자 때문에 고민이다. 박씨는 “가게 문을 닫으면 노숙자가 가게 앞 복도에서 밤을 지새운 뒤 다음날 가게 문을 다시 열 때 몇 달러의 돈을 쥐어줘야 자리를 내어준다”며 “요식업 특성상 소비자들에게 깨끗한 이미지를 줘야 하는데 날마다 진을 치고 있는 노숙자 때문에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고민을 토로했다.
■노숙자 실태
LA 지역의 노숙자 실태는 도를 넘은 수준이다. 카운티 정부에 따르면 올 들어 카운티 전역의 노숙자 수는 4만7,000명 이상으로 늘어났으며 지난 2015년 기준으로 가주 전역에도 11만5,738명의 노숙자들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정부 대책
수퍼바이저 위원회는 노숙자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연간 1억달러 정도의 예산조달을 위해 연소득 100만달러 이상 부유층의 소득세를 0.5%포인트 인상하고 이를 통해 조성되는 세수를 노숙자 문제 해결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의 발의안을 주민투표에 부치자는 내용을 통과시켜 제리 브라운 주지사에 부유층 대상 소득세 인상 도입 허가를 촉구했다.
카운티 정부는 이른바 ‘부자세’가 시행된다면 연간 약 2억5,000만달러의 추가 세수를 얻을 수 있고, 판매세가 인상될 경우 연간 7억5,000만달러의 세수 확보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노숙자 문제 해결 재원마련을 위한 세수 증대안은 판매세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다.
이외에도 지난 2일 에릭 가세티 LA시장은 오는 7월부터 본격 시행하는 2016~17 LA시 새 회계연도 예산안에 1억3,800만달러의 노숙자 지원 예산을 포함했다. 가세티 시장은 노숙자 문제해결을 위해 구체적인 예산안 마련은 LA시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