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등 아시안 차세대들
10개국어 번역 온라인 편지
\"소수계도 인권운동 합류해야\"
최근 전국으로 확대된 흑인 인권운동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BLM)\'에 한인 등 아시안 자녀들이 대거 동참하고 나섰다. 흑인은 가족 단위로 거리에 나온 반면 아시안 자녀들은 부모의 지지를 강력히 호소하고 있다.
한·중·일 등 아시아 약 10개국 언어로 번역된 온라인 편지 \'엄마·아빠·삼촌·이모에게: BLM는 우리에게도 중요해요\'(lettersforblacklives.com)가 지난 8일 공개됐다. 뉴욕과 LA를 비롯, 전국 아시안 1.5·2세들을 주축으로 전 세계 약 200명의 아시안들이 번역에 참여한 온라인 편지다. 30명의 한인이 공동 번역한 한국어 편지는 10일 발표됐다. 이어 추가 10개국어 번역본이 공개될 예정이다.
아시안 자녀들은 흑인 인권운동 동참에 앞서 1세대 부모들의 지지를 강력히 호소했다. 한인들은 편지에서 \"저는 BLM 운동을 지지하고 있어요. 이 운동을 지지한다는 건 제 가족들이 흑인들의 인간성을 폄하하는 발언이나 행동을 할 때 거리낌없이 지적하고 바로잡는 것이에요… 저의 분노와 슬픔에 공감해 주시고 제가 시위에 참여하기로 할 때 저의 결정을 지지해주세요\"라고 밝혔다.
이번 번역 프로젝트는 뉴욕 기반의 중국계 2세 인권운동가 크리스티나 후에 의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를 통해 지난 7일부터 시작됐다. 전 세계 누구나 온라인을 통해 제작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크라우드소싱 프로젝트로 공개 편지를 통해 흑인 인권운동에 동참하자는 취지다.
또 인종차별과 관련해 아시안 커뮤니티 내부 자성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인 자녀들은 편지에서 \"우리 한인들은 본능적으로 그들(흑인)과 다르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흑인이 무엇인가 잘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라고 부모들의 입장을 존중하는 한편으로 흑인 인권운동으로 한인도 인권 개선에 혜택을 보고 있다고 설명하고 한인들이 오히려 흑인을 차별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한국어 번역본 최종 편집을 맡은 최나림(28·보스턴 거주)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인 1.5세 자녀로서 1세대인 아시안 부모들을 볼 때 흑인을 은연중에 차별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며 \"아시안들의 소수계 인권운동 동참이 소홀한 원인이기도 하다. 아시안도 흑인과 같은 소수계로서 BLM 운동에 적극 동참해야 하며 부모들은 이를 적극 지지해 주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온라인 편지 공개에 이어 2차 프로젝트로 각국 언어로 제작된 오디오·비디오 영상 편지가 곧 나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