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며 문화창조융합본부 단장까지 맡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알려진 CF감독 출신 차은택씨가 뉴욕한국문화원장 인사에도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이 같은 문제로 인해 뉴욕한국문화원장 자리가 이례적으로 지난 2014년 11월부터 무려 10개월간 공석으로 있었던 게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TV 조선은 한국시간 11일 차은택 씨가 뉴욕한국문화원장에 내정된 문화체육관광부 간부의 발령을 취소하고, 자신의 친구를 앉히려 했다고 보도했다. TV 조선에 따르면 지난 2014년 말께 문체부의 국장 용모씨는 해외문화홍보원 산하 뉴욕문화원장에 내정됐다. 용씨는 당시 뉴욕에 거주할 집을 임대하고, 송별회까지 마친상태였지만, 돌연 발령 취소 지시를 받았다. 그리고 이 자리엔 관련 경력조차 없던 광고업계 인사로 차은택 씨와 친한 이동수씨가 지원했다.
난데없이 밀려난 용씨는 1년 뒤 다른 해외문화원장으로 갈 수 밖에 없었다. 용씨 대신 뉴욕한국문화원장에 내정된 차은택 친구 이씨는 심사에서 업무 역량 부족 판정을 받고 결국 뉴욕문화원장으로 낙점되진 못했다. 하지만 이씨는 이후 KT 전무로 자리를 옮겼고, 그뒤 KT의 광고일감 상당부분이 차은택씨 회사와 관련 회사로 흘러들어갔다.
그런데, 문체부 내에서 이씨의 뒤를 봐준 인사가 차씨라는 증언이 나왔다. 문체부 관계자는 “용씨의 갑작스런 내정 취소와 이씨의 지원 과정 등 그 배경에 차씨가 있는 건 맞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차씨는 “이동수씨와 친한 건 사실이지만 인사에 개입하지 않았고, 그럴 힘도 없다”는 문자를 보내왔다고 TV조선은 보도했다.
이와 관련 뉴욕한국문화원은 “전혀 아는 바 없다. 처음 듣는 얘기”라며 짧게 대답했다.
하지만 이번 소식을 접한 한인사회 일부에서는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10개월간의 뉴욕문화원장 공석 사태와 연관 지어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다.
실제 지난 2014년 12월 뉴욕한국문화원장 공석 사태가 발생하자 뉴욕한국문화원장 선임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의 최민희 의원은 “2014년11월 공개 모집을 통한 뉴욕문화원장 채용과정에서 적임자가 최종 임용을 통보 받고도 아무 이유없이 다른 사람이 임명됐다”며 청와대가 인사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