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가 트럼프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 사태로 극히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말레이지아에서 여성 2명에게 암살당한 사건이 터지자 큰 충격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가 각계 한인 10명과 전화 설문을 나눈 바에 따르면 이번 김정남 암살로 인해 한국과 한반도에 더욱 불안한 상황이 우려되며, 이번 사건은 해외 한인사회에 큰 충격을 던져주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또 김정남 암살은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정국, 북한의신형 미사일 발사실험,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사건 등 연이어 터진 대형사건과 맞물리면서 한국의 대선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인터뷰에 응한 한인들은 김정남 암살 소식을 접한 후 대부분 “북한당국 또는 북한의 김정은지시에 의한 암살”로 믿고 있는 경우가 10명 중 8명 꼴로 나타났다.
전화설문에 응한 50, 60대 이상 한인들은 1명을 제외하면 전원이 “북한 또는 김정은에 의한 암살”로 믿고 있었고, 1명은 말레이지아 당국이 공식 발표를 미루고 있어 ‘속단은 금물’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한편 한국의 소위 조중동, 즉 보수적 논조의 조선, 중앙, 동아일보는 대체로 김정남 암살에 북한이 직,간접으로 개입했다는 쪽이 우세했고, 한겨례, 경향신문 등 북한과의 연계성에 극히 조심스런 논조를 나타냈다.
뉴욕에서 스포츠용품업체를 운영하는 박모씨(78)는 “한국의 좌익세력은 물론 특검이나 헌법재판소가 물증없이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으로 몰고가는 상황에서 큰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데, 이러한 탄핵사태 역시 북한 추종세력이 많이 개입돼 있을 것으로 믿는다”며 “이번 김정남 암살은 여러 정황으로 볼때 북한이 제 3의 암살단을 통해 간접적으로 김정은의 잠재적 반대세력인 김정남을 암살한 것이 확실하다”고 단정했다.
한편 뉴욕 퀸즈에서 자영업에 종사하는 송모씨는 “한국 언론이나 국정원이 찌라시 수준으로 김정남 암살을 북한과 연계시키고 있다”면서 “말레이시아 당국은 물론 미국 조차 김정은 암살과 북한과의 연관성을 밝히지 않고 있고, 그러한 물증이나 정황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송씨는 또 “해외에 사는 한인들이 한국언론이나 한국정치인들의 선동적인 의견이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한인들간의 분열된 마음을 가라앉히고 공식적인 발표가 나올 때까지 상황에 치우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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