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해외한국학자료센터가 최근 일본 교토대 서고를 조사해 추사 김정희(1786∼1856)의 친필 시첩을 비롯해 조선 후기 문화의 정수가 담긴 귀중 고문헌과 서화 400여종 등 수천점을 발견했다. 귀중본이 이처럼 다량으로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한국은 물론이고 교토대에서도 존재를 몰랐거나 목록에 이름만 올라 있던 자료가 상당수 발견됐다. 다산 정약용의 대표 저서 중 하나인 경세유표 가장본(다산 집안에 소장됐던 본) 11책(완질)도 자료 목록에는 없었으나 이번에 먼지 덮인 상자 속에서 발견됐다. 영조 시기 전국의 비문을 탁본해 편찬된 금석집첩, 조선 상업사 연구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상업문서 등 고문서 3500여점도 확인됐다. 이번 발견은 해외 한국학 자료 조사의 쾌거로 평가된다. 해외한국학자료센터장인 정우봉 고려대 국문학과 교수는 “이번에 발견된 각종 자료들은 향후 수십 년간 한국학의 연구 소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